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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 감상문

만성피로증후군 2017. 12. 30. 19:25

제목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작가 : 김신회

평점 : 3.0

 

동그란 얼굴, 흐리멍텅한 눈, 뱃살이 볼록 나온 푸근한 이미지. 보노보노를 보면 왠지 느리며 어수룩한 주변에 꼭 하나쯤은 있는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 착하고 순한 성격 때문에 손해보는 경우도 많지만 옆자리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있다. 내 친구들 중에도 이런 보노보노 같은 놈이 한명 있다. 항상 양보하고 자신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몸에 베여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어나가는 삶의 고난들을 이 친구는 허심탄회하게 털어 넘긴다. 그래서 이 친구를 좋아한다. 그는 다들 이십대 청춘이 흘러가는 것을 아쉬워 할 때 삼십대 남자의 인생에 대한 동경을 말하며 세월을 마주하며 살아갔다. 회피하지 않고 덤덤히 받아들이면서 살아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볼때면 괜시리 나의 불평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별거 아닌 듯 무심하게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이 조금씩 나에게 스며들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상당부분 기여했다. 그런 친구와 닮은 책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 티비에서 종종 방영을 했던 보노보노. 여유로운 숲에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시시껄렁한 일상을 보여준다. 너부리가 화를내고 보노보노와 포로리가 머리위로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장면이 자주 나왔던 기억이 난다. 이 만화는 뚜렷한 사건이나 결론이 없다. 다 보고나면 줄거리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나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보는내내 왠지 모를 편안함과 마음 속 한켠이 치유 받는 느낌이 든다. 서른을 넘긴 지금 세상에 치여 힘들고 지칠 때 보노보노 속 세상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은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김신회 작가는 아마도 나랑 비슷한 희망을 품고 있을거 같다. 작가는 보노보노 만화 속 나온 대사와 상황들을 현실에 빗대어 풀어보려고 한다. 그렇기에 책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은 보노보노가 가진 느림과 여유로움을 비슷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는 화를 잘 못 낸다.

나는 화를 잘 못 낸다.

화를 내는 건 모두에게 내 것이 뭔지

알려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야옹이 형이 말했지만

나는 내 것이 뭔지 잘 몰라서

화를 잘 못 내는 것 같다.

-58페이지에 실린 글-

 

 

 

화를 낸 다는 것은 모두에게 내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서 라는 야옹이 형의 말이 공감이 간다. 남들에게 무언가 빼앗겼을 때 혹은 빼앗길 위기에 놓였을 때 우리는 화를 내며 그것을 지키려 한다. 날을 세우며 내 것임을 주장해야 그때서야 그것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화를 내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현실적인 야옹이 형의 말에 보노보노는 자기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말을 한다. 그래서 화를 잘 못 낸다고. 보노보노의 생각은 비현실적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주변이 이런 사람들로 가득하다면 세상 참 살만할텐데 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특히나 이 문구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것은 내 것을 지키는 행위에 지쳐 있던 것은 아닐까. 내 것을 내려 놓으면 조금 편히 지낼 수 있을까.

 

슬로우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가 이슈 되기도 했었고 요즘 사람들은 각박한 경쟁 사회속에서 너무나 피로해져 있는 것 같다. 이럴때면 보통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어떤 사람들은 템플 스테이를 하기도 한다. 시간이 되면 몸으로 움직이는 힐링 여행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마음의 휴식을 위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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