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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철학이 필요한 시간
작가 : 강신주
평점 : 3.5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내가 가진 욕심을 버리고 인생을 달관한 자세로 봐야하는 책, 내가 생각하는 철학책은 이러했다. 내가 봐왔던 책들이 지루하고 따분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가볍게 읽을만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만한 책이다.
철학과 관련된 약 50개정도의 주제를 짧게짧게 다루고 있다. 유명한 철학가들이 한 이야기들을 요약하여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만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가슴에 와닿는 주옥 같은 글들이 많다. 뷔페에 가서 수많은 음식들 중 맛있는 음식들만 골라서 한 상 차려먹는 기분이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아래에서 간략히 소개하겠다.
“사유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이다. 무사유가 파탄을 낳는다.”
여기서 말하는 무사유란 체제나 조직의 명령, 지시에 대하여 자신의 사고를 전혀 거치지 않고 기계적으로 복종하며 나아가 조직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절대 충성하는 것을 뜻한다. 한 예로 나치의 전체주의를 들 수 있다. 히틀러 시절에 일어난 유대인 대학살의 가장 핵심적인 관료는 아이히만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지극히 평범한 인물로 드러나 논란거리가 되었다. 직장에서는 근면, 성실한 관료였으며 가정에 충실한 가장이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맡은바 일에 대해 최선을 다 했을 뿐 자신이 하는일이 어떤 결과를 낳고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끔찍한 일을 초래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에도 팽배하게 퍼져있다.
몇 년 전 갑질 논란이 되었던 남양유업 사건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회사에 이익을 위해 업체에 대리점 담당자에게 욕설을 퍼 붓고 제품을 강매하였다. 업체는 힘 없는 “을” 이기에 참고 삭힐 수 밖에 없었다. 30대밖에 안 되지만 갑이기에 50대인 업체 직원은 고개를 숙였다. 남양유업 직원은 조직의 이익을 위해 자기 합리화하며 사유하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본인이 속해 있는 회사의 동료들이 다들 그렇게 행동하니까. 그것이 잘못된 관행임을 알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된다. 처음에 느꼈던 괴리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문화에 적응되어 나 자신도 그 문화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이 이야기에 대해서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이러한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 한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이 문구는 영화, 책, 각종 미디어에서 많이 봤을법한 문장이다. 결혼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을 쏟아내며 결론은 결혼은 이토록 괴로운 생활이니까 결혼 하지마라 이다. 작가는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결혼이란 두 사람의 사랑을 영원히 보장받기 위해 하는 것이다. 너와 나 단순한 연인 사이에서 결혼이라는 의식을 치르면서 하나가 되고 주변으로부터 사랑을 인정 받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누구도 침범 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아이까지 갖게 되면 그 안정감은 더욱 견고해진다. 반면에 남은 인생을 한 사람만 살아보며 살아가도록 강요 받게 된다. 사람 감정이라는 것이 자기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마치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약속한다. 신혼의 달콤함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되고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만 남게 된다.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사랑하게 되고 아이를 향한 사랑 때문에 서로에 대한 애정을 착각하게 된다. 가정을 깨지 않기 위해 평생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울타리는 족쇄가 되어 감정을 움켜쥔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위안하며 살아갈 뿐이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여 제한적인 상황에서 서로를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그것을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구도 구속하지 않고 완전히 자유로운 환경에서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을 때 진짜 사랑이 아닐까? 정말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내 생각이 곧 철학적 생각이고 내 삶이 철학적 삶이다.”
철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이 문제들이 곧 철학이고 그 생각 끝에 하는 행위들이 모두 철학적 삶이다. 누구나 한번쯤 인간관계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삶에서 회의감을 느낀다. 살아있는 한 질문은 계속된다. 이런 고민들이 있다면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고민들에 대해 깊게 생각 할수록 내면은 단단해진다. 철학 책을 평생 가까이 하기를 권한다. 그리 한다면 고난이 왔을 때 위기 속에서 굳건히 두발 딛고 서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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